부모의 숙명, 자식의 숙제

부모의 숙명, 자식의 숙제

<스스로를 먼저 책임지자>

ⓒPexels

| ‘부모(父母)’라는 두 글자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대학선배? 직장상사? 아니면 유명 CEO? 군 생활을 할 때 ‘7막 7장’ 이라는 책을 본 경험이 있었는데 저자 홍정욱씨의 치열한 하버드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학1세대로서 아시아인이 전 세계 엘리트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쏟아지는 잠을 이기기 위해 각성제를 복용하면서까지 공부하는 모습은 나에겐 충격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책을 통해 나는 많을 것을 깨달았고 몇몇은 내 삶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후부터 공부할 때나 일을 할 때면 집념을 가지고 해나갔다. 그리고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됐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고, 주는 일은 우리 삶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을 만큼 깊숙이 들어와 있다.

글을 쓰다보면 자꾸만 찾게되는 주제가 있다. 바로 ‘부모’이다. 기존에 작성한 글들을 살펴보면 부모님에 대한 글이 많다. 어쩌면 우리 삶에,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부모님’이 아닐까 싶다.

‘나’ 라는 사람이 태어나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눈맞춤을 한 사람이자 피부로 느낀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있어 ‘부모님’이라는 단어에는 슬픔과 미안함이 묻어 있다. 이 세상에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은 자식들이 있을까? 여건만 된다면 그림 같은 집, 좋은 차,  원하는 선물을 사드리고 싶은 것이 자식으로서 가지는 마음인데, 욕심껏 다 해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동안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자취를 했고 지금까지 홀로 살았으니 인생의 절반은 혼자 산 샘이다. 그래서 부모님과의 친밀감도 적은 편이고 서로에 대해 소상히 알지는 못한다.

한편으론 가까이 지내고 싶단 마음이지만 마음은 마음일 뿐,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30대로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다 보니 늘 여유가 없다. 어쩌다 여유가 생겨 같이 식사라도 할 때면 마음과는 달리 묵묵히 두분의 이야기만 듣고 있다.

 

| ‘부모님’과 ‘나’ 사이

연세가 많아지신 아버지에게서는 과거의 기량과 자신감을 찾아보기 힘들다. 종종 약한 말씀을 할 때면 가슴이 미어지는 순간도 있다. 약주 한 잔 하신 날에는 자식에게 못해준 것이 많아 후회스럽다며 한숨 섞인 말씀을 하신다. 그럴 떄면 웃으며 넘기곤 하지만 먹먹함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모님을 통해 ‘내’가 태어났고 자랐다’

풍족하고 남부럽지 않은 유년시절을 보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두 분은 날 키워주셨다. 두 분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이런 저런 바쁘다는 핑계로 해드린 것 하나 없는 건 ‘나’ 자신이니까!

그렇다고 책임인양 의무감으로 어깨를 짓누르지 말자. 한때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하는 내가 한심스러운 때가 있었다. 그후 약 1년 동안 부모님의 일을 도왔다. 드디어 부모님께 무엇인가 해드릴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나를 책임지지 못하는데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행복이 아니였다. 이 일을 계기로 스스로가 자신을 책임 질 수 있을 때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자기자신을 스스로가 책임지는 것 또한 서로를 돕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을 보살피는 일 또한 마땅히 해야할 효도이나, 부모님으로부터 온전히 독립해 자기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것 또한 효도라는 것이다. 

글: 송코치